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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에 대한 인간의 끝없는 욕심

1994년생의 이더리움 공동설립자 비탈릭 부테린이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블록체인이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지만,
인간의 끝없는 욕심 때문에
암울한 미래를 초래할 잠재력도 가지고 있다.

비탈릭 부테린이 이더리움을 만든 목적은 바로 중앙집권체제에 맞서면셔 빅테크 기업들이 혁신이라는 명목으로 사람들의 디지털 라이프를 한정적으로 가둬두고 있는 현재를 뒤집을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하고 확산시키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블록체인 생태계가 발전하면서 그 이득은 극소수에게만 몰린 것이 사실입니다. 

 

그 예는 2017년의 ICO 시장, 2020년의 DeFi 시장, 2021년의 NFT 시장을 들 수 있습니다. 특히, 이러한 시장에서 이득을 올린 극소수의 행동들은 세금 회피와 돈세탁, 투자 사기 등의 용도로도 활용되어 부정적인 인식이 높습니다.

 

또한, 블록체인은 탈 중앙화를 표방하고 있지만, 많은 부분에서 중앙화된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탈 중앙화의 의미가 여전히 시험대에 오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비탈릭이 정의한 탈 중앙화는 3가지 측면으로 나눠 볼 수 있습니다. 

1) 구조적 탈 중앙화

누가 시스템을 통제하는지? (개인 / 조직)

2) 정치적 탈 중앙화

얼마나 많은 구성원이 시스템을 운영하는지?

3) 논리적 탈 중앙화

시스템이 절반으로 나뉘어져도 두 구성요소가 독립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지?

 

현재, 블록체인은 구조적, 정치적으로는 탈 중앙화되어 있지만 논리적으로는 하나의 합의된 상태가 존재하기 때문에 중앙화되어 운영되고 있는데요.

 

하지만, 블록체인에 대한 의사결정이 정작 대다수의 개발사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정치적으로도 중앙화되어 운영되고 있다는 논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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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더리움에 대한 내부 분열

초기 이더리움은 중앙 통제에서 벗어난 비트코인에서 출발하면서, 단순 통화 용도를 벗어난 '플랫폼'과 사회적 자산으로서의 기능을 담는 것을 목표로 했지만 탈 중앙화와 중앙화에 대한 내부의 입장이 갈리기 시작합니다.

 

이더리움 공동설립자인 비탈릭은 블록체인이 화폐의 용도로만 사용되는 것이 낭비라고 생각했는데요.

 

Smart Contract(계약 조건 충족 시, 자동 계약 실행되는 상태변경프로토콜)를 활용해서 자산관리와 다양한 응용프로그램들을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었지만, 다른 8명의 공동설립자들이 서로 각자의 비전을 가지고 있어 분열이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정리하면, 비타릭은 설립자들의 지분을 최소화하고 탈 중앙화된 오픈 플랫폼을 추구했지만, 다른 설립자들은 모두 사업적인 용도를 추구하면서 비탈릭을 제외하고 모두 이더리움을 떠나게 되었고, 카다노 진영을 이끄는 호스킨슨을 포함한 사람들이 무질서의 이더리움이라고 비난하기에 이르렀죠.

 

이에 따라, 초기에 비탈릭은 이더리움 재단을 설립하여 비영리 조직 형태로 이더리움을 운영했지만 이 블록체인 산업에서 2위 규모인 이더리움의 영향력이 막강해짐에 따라 완전한 탈 중앙화를 위한 체제에서도 관리를 위한 장치가 필요하다는 고민을 하게 됩니다.

 

 

결국 중앙화된 이더리움

블록체인 시장은 다양한 사건들을 겪으며 진정으로 탈 중앙화 체제가 가능한지에 대한 의문을 품게 되고, 이 과정에서 이더리움은 탈 중앙화된 방법을 활용하여 중앙화된 방식으로 보호받게 됩니다.

 

예를 들면, 2016년의 DAO 해킹사건을 들 수 있습니다.

 

해커들은 당시 유통되는 이더리움의 4% 정도인 6천만 달러(약 750억원)를 탈취했는데 이 때문에 이더리움의 가격이 급락했습니다.

 

하지만, 해킹 대응이나 보상해줄 중앙 관리자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수많은 커뮤니티들과 투자자들이 손실을 확정해야 하는 상태였고, 그대로 방치할 경우 더 많은 해킹의 위험에 노출되는 결과를 가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1차적으로는 하드포크(Hard Fork : 기능 개선을 위해 블록체인을 나누어서 이전 버전과 구별하지만, 버전간 호환 불가)를 통해 해킹 이전 상태로 롤백은 하긴 했지만, 결국 중앙 관리자가 존재할 수 밖에 없는 사실을 증명하게 되는 엄청난 모순을 낳게 됩니다.

 

결국 비탈릭은 중립적인 입장으로 커뮤니티들이 스스로 하드포크의 진행 여부를 결정하도록 다양한 채널로 투표 방법을 제공해주었고, 사용자 대다수는 해킹 전으로 롤백하 버전을 선택합니다.

 

이 사건은 공공 이익을 위해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무한적인 신뢰가 아닌 참여자들의 인식과 도덕성 개선이 불가피하다는 메시지를 제공한 사례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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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된 비탈릭의 지공주의

비탈릭은 원래 무정부 자본주의자였으나 지공주의(노동 소득 외 모든 것은 공평 배분) 성향으로 바뀌게 되는데 이 때문에 이더리움을 포함한 블록체인이 모두에게 공평하게 소유되어야 하고 전세계를 위해 사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새로운 파문을 불려일으킵니다.

 

특히, 우크라이나 vs 러시아 간의 전쟁에서 양국 통화가치가 하락하고 경제적 제재를 받는 등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그 대안으로 가상화폐를 사용하게 되었는데요.

 

금융 시스템이 마비된 우크라이나에서는 현금인출 한도를 제한하고, 외환 거래를 중단시키는 등의 조치가 취해지면서 가상화폐가 법정 통화의 역할을 일부 대체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비탈릭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과 단체들이 모금 활동을 하면서 가상화폐의 빠른 송금, 저렴한 수수료, 투명성의 장점을 활용해 우크라이나에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기부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러한 흐름을 막고자 가상화폐 거래소에 러시아 계정 차단을 요구했지만, 바이낸스나 코인베이스, 크라켄 등의 메이저 거래소들은 탈 중앙화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전면 금지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각국의 구제 소식이 나올 때 마다 가상화폐와 블로체인 산업이 출렁거리기 때문에 아직은 탈 중앙화로 보긴 어렵지만, 중앙기관 없이도 모두에게 더 큰 경제적 자유와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주장이 일부 입증되고 중앙은행디지털화폐(CDBC :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도 금융 안정 수단으로써 등장하고 있어 긍정적인 인식변화가 이뤄지고 있음은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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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작용을 개선하는 이더리움 2.0 개발

이더리움 트랜젝션의 증가와 가상화폐 시장의 성장은 '급증하는 수수료', 다양한 금융 파생 상품으로 인한 '탈 중앙화 통화와 플랫폼'의 본질 훼손, 벤쳐캐피탈과 같은 자금력을 가진 소수가 DAO를 통치하는 부작용을 가지면서 사용자들의 불만이 커져갔습니다.

 

이 때문에 비탈릭은 이러한 현상들이 과도한 투자 열풍에서 시작되었음을 언급했는데요.

 

탈 중앙화 철학과 함께, 일반 사용자들을 포용할 수 있는 이더리움 2.0 개발을 위해 이더리움 재단의 펀딩 규모를 2019년 770만달러에서 2021년 2700만달러로 확대했습니다.

 

투자가 늘어나면서 기술의 범위도 커지게 되었는데요.

 

이더리움 2.0 데이터 측면에서 더 가볍고 빠른 처리를 위해 작업 증명 방식을 PoW에서 PoS로 바꾸고 샤딩 기술을 도입했습니다.

 

이더리움 1.0 PoW(Proof of Work) 연산 능력이 높은 노드가 블록을 생성하고 보상 받는 구조
이더리움 2.0 PoS(Proof of Stake) 보유 지분에 따라 블록을 생성하고 보상 받는 구조
샤딩(Sharding) 트랜젝션 효율 증가를 위해 메인 블록체인을 여러 개의 Shard로 분할하여 검증

 

Image by Hsiao-Wei Wang

 

이더리움 2.0은 1.0 대비, 초당 트랜젝션 수(TPS)를 12~15회에서 10만회로 향상시키고 수수료(Gas Fee)를 크게 감소시키며 탄소 배출량을 99% 이상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더리움 재단이 이끄는 2.0 개발은 빠르면 2022년 6월에 대부분 단계가 마무리될 예정이며, Consensys사 등 5개의 독립된 단체가 Client를 개발하는 등 설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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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이더리움을 2.0으로 개선하는 작업은 확장성을 끌어 올리고 더 건강한 블록체인 생태계를 위한 목표도 있지만, 속도나 비용, 효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블록체인 섹터가 중앙화된 체제로 굳어질 것이라는 우려들 때문에 빠른 스케줄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비탈릭이 탈 중앙화를 통해 더 많은 사회적 가치를 만들고 기여하겠다는 비전을 유지하고 있는데, 현재의 '크립토 윈터'(Crypto Winter : 가상자산의 가격이 급락하고 시장에서 자금의 유출이 지속되는 현상)의 거품을 걷어내고 가상화폐와 블록체인의 옥석을 가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는 평이 우세한 만큼, 이더리움 2.0의 성장을 기대해 봅니다.

 

 

(참고 : Time지, NFT 발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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